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했을 때와 비교해 최근 평양의 풍경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고층 아파트와 명품 매장이 들어서고 앱으로 택시를 부르는 스마트폰까지 팔리는 등 소비가 활기를 띠고 있는데, 그 돈줄이 결국 러시아 파병에서 나왔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샤넬·오메가에 짝퉁 이케아까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평양이 눈에 띄는 경제적 활기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형형색색의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대성백화점에서는 중국을 경유한 병행수입으로 들어온 오메가 시계와 샤넬 화장품 등 해외 명품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복합쇼핑센터 ‘류경금빛상업중심’에서는 스웨덴 이케아 제품을 허가 없이 파는 비공식 매장까지 운영되고 있으며, 앱으로 택시를 부르고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500달러(약 70만원)짜리 스마트폰 매장도 들어섰다고 FT는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는 평양이 눈에 띄게 부유해지고 소비 지향적인 도시로 변모했다고 평가했다.
3년 연속 3%대 성장의 비밀

경제 통계를 발표하지 않는 북한이지만 외부 추계로도 변화가 잡힌다. 한국은행은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3.5% 성장한 것으로 추산했다. 2023년 3.1%, 2024년 3.7%에 이어 3년 연속 3%대 성장으로, 코로나19 시기 마이너스 성장을 반복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돈의 출처로는 전쟁 특수가 지목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은 북한이 2023년 8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러시아에 병력을 보내고 군수물자를 수출한 대가로 약 77억~144억 달러(약 10조~20조원) 상당의 현금과 물자를 확보했다고 추산하며, 이것이 경제 위기를 넘긴 핵심 메커니즘이었다고 분석했다.
파병 끝나면 어떻게 되나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성장을 이끈 동력이 전쟁 지원이라는 일시적 수입인 데다, 북한이 민간 경제활동을 옥죄고 통제를 강화하는 성향상 이 돈을 미래를 위한 생산적 투자로 돌리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호황이 평양 밖까지 미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평양을 제외한 지방 경제와 기초 인프라는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명품 매장의 불빛이 북한 경제 전체의 회복을 뜻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이라는 특수가 걷힌 뒤에도 평양의 활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