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최근 한 달간 수익률에서 세계 주요 증시 꼴찌로 내려앉았다. 4년째 전쟁을 치르며 서방 제재를 받는 러시아 증시보다도 더 떨어진 성적표다.
20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최근 한 달(6월 18일~7월 17일, 한국은 16일 기준) 세계 주요 지수 중 가장 크게 하락한 지수는 코스피였다. 코스피는 지난달 18일 9063.84에서 이달 16일 6820.60으로 24.75% 급락해, 러시아 RTSI(-24.21%)와 모엑스(-19.09%)를 밑돌았다. 이날 종가 6516.27을 반영하면 하락률은 28.51%까지 깊어진다.
한 달 새 4분의 1이 증발한 이유

같은 기간 세계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것은 맞다. 가장 성적이 좋았던 홍콩 항셍지수도 4.39% 상승에 그쳤고, 기술주 중심 시장은 나스닥 -3.76%, 중국 선전종합 -14.50%, 일본 닛케이 -9.98%, 대만 가권 -8.17% 등 일제히 밀렸다.
그러나 코스피의 낙폭은 유독 컸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 리스크로 유가가 오르면서 반도체주에 집중된 매도세가 확산돼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도 지목된다. 외신들은 두 종목 비중이 워낙 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지수에 미치는 충격이 다른 나라보다 크다고 짚었다. 엔비디아의 S&P500 내 비중이 7% 안팎인 것과 대조적이다.
“약세장 진입”.. 해외의 차가워진 시선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은 통상 약세장 진입으로 간주된다는 점에서 해외 반응도 싸늘해졌다. CLSA의 알렉산더 레드먼 수석전략가는 한국이 여전히 포트폴리오 내 최대 비중확대 시장이라면서도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며, 신용거래를 많이 쓰는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의 운전대를 잡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연간 수익률은 세계 1위

반전은 기간을 넓히면 나타난다. 한 달 낙폭은 꼴찌지만, 올해 연간 수익률은 이날 기준 54.63%로 여전히 세계 1위다. 상반기 급등분을 반납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국내 증권가에서 반등론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 연구원은 낙폭 과대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져 언제 반발 매수세가 들어와도 이상하지 않은 환경이라며,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빅테크 실적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1위와 세계 꼴찌를 한 해에 오간 코스피가 어느 얼굴로 하반기를 맞을지, 그 답은 이번 주부터 나오기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