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대표적인 항공 방산 기업 보잉이 인도네시아와의 F-15 전투기 사업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이 과거 KF-21에서 겪은 불신의 경험을, 이제 미국도 그대로 겪고 있는 셈이다.
2월 3일 싱가포르 에어쇼 현장에서, 보잉 방산사업부 전략 담당 부사장 베른트 페터스는 기자들에게 인도네시아 F-15 사업이 종료되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해당 파트너십은 더 이상 적극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았으며, 자세한 질문에는 미국 및 인도네시아 정부에 문의하라는 입장을 내놨다.
F-15EX 계약, 결국 무산 수순

2023년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보잉과 F-15EX 전투기 24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설정된 해당 계약은 미국 정부의 공식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였다. 도입할 예정이었던 F-15IDN은 인도네시아 맞춤형 기종으로, 해상 타격과 장거리 방공을 책임질 핵심 전력으로 기대를 모았다.
같은 해 8월, 양해각서(MOU)까지 체결되며 계획은 순항하는 듯했지만, 돌연 보잉 측은 사업을 접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단순 철회가 아닌, 신뢰의 붕괴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의 반복된 배신 패턴

과거 한국과 진행한 KF-21 공동개발 사업에서도 인도네시아는 분담금을 수년간 연체하며 신뢰를 저버렸다. 형식적으로는 참여했지만, 실질적인 협력 기여는 미비했다.
상황이 악화된 것은 2024년, 인도네시아가 KF-21의 직접적인 경쟁자인 터키의 KAAN 전투기 48대를 주문하면서다. 대한민국의 기술까지 훑고 나서는 완전히 등을 돌린 셈이다.
이번 보잉 사례도 유사한 궤적을 따라간다. 인도네시아가 체결한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말을 바꿨다는 점에서, 미국도 더 이상 인내할 수 없었던 것으로 읽힌다.
미국, 결국 믿을 수 없는 파트너로 규정

인구 2억 7천만 명의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반복되는 국제 방산 협력 파기의 전례는 파트너 국가들의 의심을 키우고 있다.
한국에 이어 미국까지 사업에서 손을 떼며, 인도네시아는 국제 방산 시장에서 ‘불신의 상징국’으로 낙인 찍히는 양상이다. 보잉이 포기한 F-15 EX 수출 대상국 중 가장 중요한 후보였던 인도네시아마저 무산되며,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손절로 받아들이고 있다.
믿을 수 없는 파트너, 인도네시아의 민낯 드러나

상습적인 계약 연기와 방향 전환은 이제 인도네시아 방산 관행의 전형이 되어버렸다. 이번 보잉의 결단은 단순한 계약 파기의 의미를 넘어선다.
이는 미국조차 인도네시아를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로 간주했다는 명백한 시그널이다. 한국이 필리핀 등 다른 동남아 시장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국제 방산 시장에서 인도네시아의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졌고, 이러한 실망은 또 다른 수출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