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다시 한 번 유럽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유럽의 미온적이고 분열적인 대응을 ‘그라운드호그 데이’처럼 자신이 몇 번이고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는 러시아의 침공이 4년째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이 여전히 전략과 행동 면에서 소극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와의 회담 이후

이 같은 발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약 한 시간 비공개 회담을 가진 직후에 나왔다. 트럼프는 이를 “매우 좋은 만남”이라 평가했고, 젤렌스키는 “생산적이고 의미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푸틴과 젤렌스키 모두 협상을 원하고 있으며, 전쟁 종식을 위해 모두가 양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군사, 정치, 경제적으로 산적한 문제가 산더미 같은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의 좌절감

젤렌스키는 유럽이 전적으로 단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7개 EU 회원국 중 일부만이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경제적·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현실이 그 증거다.
유럽연합의 내부 정치적 이견, 제재 이행에 대한 소극성 등은 우크라이나의 좌절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특히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하지 못하는 점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러시아와의 협상

트럼프의 특사들은 현재 모스크바에 도착해 푸틴 대통령과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협상 쟁점인 ‘국경 문제’는 여전히 해결 기미가 없다.
젤렌스키는 러시아 점령 지역의 미래 지위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평화 합의는 미국과의 비준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요일부터는 아랍에미리트에서 3자 회담도 열릴 예정이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답답한 전선 상황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능력도 심각한 수준이다. 약 20만 명의 병사가 탈영했고, 200만 명이 징집을 기피하고 있다.
무기도 여전히 서방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고, 전선에서는 전투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과는 크지 않다.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의 20%를 점령하고 있으며, 전선은 지루하게 유지되고 있다.

유럽이 진정한 정치적·군사적 강국으로 거듭나지 않는 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그라운드호그 데이’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젤렌스키는 “유럽이 스스로를 방어할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국제사회, 특히 유럽의 책임 있는 대응과 전략적 결단만이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열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