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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 탈출은 지능 순” 국장 떠난 개미들이 미국 장서 쓸어 담은 주식 정체

롤러코스터 코스피에 지친 개미들이 짐을 싸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6일 기준 108조1000억 원으로, 지난달 고점 무렵 130조 원대에서 20조 원 넘게 빠졌다. 투자 커뮤니티에서 “국장 복귀는 지능 순”이라는 자조가 돌던 그 분위기 그대로, 발길은 다시 미국으로 향하는 중이다.

불장엔 국장, 폭락하니 미장.. 자금 흐름의 반전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액은 이달 1~16일 19억4768만 달러(약 2조8700억 원)에 달했다. 지난달 전체의 3배가 넘는 규모다.

흐름의 반전이 뚜렷하다. 1월 45억 달러에 달했던 미국 주식 순매수는 코스피가 불장에 들어선 4월 순매도로 돌아섰고 5월에는 9억4000만 달러어치를 팔아치웠다. 그러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고점을 찍은 지난달 순매수로 재전환하더니, 이달 폭락장과 함께 탈출 속도가 확 빨라진 것이다.

쓸어 담은 1위는 ‘속슬’.. 웃픈 쇼핑 목록

그런데 떠난 개미들의 쇼핑 목록이 묘하다. 이달 순매수 1위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이른바 ‘속슬(SOXL)’로 1~20일 18억5260만 달러(약 2조7000억 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2위는 다름 아닌 SK하이닉스 ADR(미국 예탁증서)로 5억4748만 달러, 3위는 한국 증시를 3배로 추종하는 ‘코루(KORU)’ 2억2125만 달러였다. 반도체 변동성에 데어 국장을 떠난다면서, 정작 미국에서 산 것은 반도체 3배 레버리지와 하이닉스, 그리고 한국 증시 3배 상품인 셈이다. 탈출이라기보다 같은 베팅을 더 세게 걸 판만 옮긴 모양새다.

판만 바뀌었을 뿐, 위험은 그대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흐름을 미국 증시가 더 안전해서라기보다 변동성 자체를 노린 베팅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서학개미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SOXL을 71조 원어치 사고팔았는데, 순매수는 마이너스였다. 사 모은 게 아니라 급등락에 맞춰 단타를 친 것이다.

SOXL 같은 3배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면 복리 효과로 손실이 불어나는 고위험 상품이라,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에서 겪은 위험이 미국 시장이라고 사라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능 순 탈출’이라는 밈과 달리, 개미들의 진짜 과제는 시장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레버리지와의 거리 두기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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