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올렸다.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으로,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7차례 연속 올린 이후 3년 7개월 만의 ‘백투백’ 인상이다.
5대 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0일 기준 연 4.68~7.15%, 시장에서는 연말 8% 돌파 관측이 나온다. 2022년 ‘8% 공포’를 겪은 대출자들에겐 낯익은 장면이지만 이번엔 사정이 조금 다르다.
한은은 왜 지금 올리나

2022년 인상은 물가 6%대 급등에 대응한 ‘방어’였다. 이번엔 경기가 좋아서 올린다. 한은은 27일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에서 3.3%로 크게 높이며 수출과 내수가 예상보다 강하고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를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기대 인플레이션과 집값이 자리 잡기 전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속도다. 시장은 10월 동결 뒤 11월 추가 인상으로 연말 3.25%, 내년 1분기 3.50%까지 내다본다. 고정형 주담대의 기준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26일 연 4.359%로 다시 들썩이고 있어, 인상분이 반영되면 지난달 7.5%를 찍었던 상단이 8%를 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진짜 ‘비상’은 변동금리 차주

8%라는 숫자는 고정형 상단이지만, 당장 타격을 받는 쪽은 변동금리 차주다. 지난달 은행 신규 주담대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68.1%로 2014년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높았다. 당장 싼 변동금리로 몰렸다가 인상 사이클을 정면으로 맞은 셈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이미 6%대 진입을 앞두고 있고, 5월 말 4.05%였던 최우량 차주 최저금리는 두 차례 인상분(0.50%포인트)이 반영되면 4.5%대까지 오를 수 있다.
숫자로 보면 이렇다. 3억원을 30년 원리금균등으로 빌린 경우 금리 4%면 월 약 143만원, 8%면 약 220만원이다. 한 달 77만원, 1년이면 900만원 넘게 벌어진다.
2022년과 다른 점, 그리고 같은 점

다행히 2022년과 다른 점도 있다. 당시엔 기준금리가 1년 새 2%포인트 넘게 뛰었지만 이번엔 아직 0.5%포인트다. 금융당국이 8·13 대책으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에서 3%로 올려 은행권 대출 여력도 30조원가량 늘었다. 8%가 현실이 될지도 11월 인상 여부와 은행채 반응에 달려 있어 7%대에 머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같은 점이 더 무겁다. 늘어난 대출 여력은 중도금·잔금 같은 집단대출로 먼저 가고, 개별 주담대는 국민은행 한도 3억원 제한 등 문턱이 그대로다. 27일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은 새 목표치까지 3000억원 남짓밖에 남지 않아 실수요자의 ‘대출 오픈런’이 이어진다. 금리는 오르고 문은 좁은 상황에서, 빚을 내 집을 산 사람들로서는 8%라는 숫자보다 내 대출이 변동인지 고정인지, 갱신 시점이 언제인지부터 다시 들여다봐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