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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가 네팔 대홍수를 10여 년 전에 경고했었다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네팔 홍수의 진짜 원인

네팔과 중국 티베트 국경의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26일(현지시간) 발생한 대홍수로 최소 160명이 숨지고 400명 넘게 실종됐다.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의 한국인 9명도 연락이 끊겼다. 처음엔 규모 4.4 지진이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추가 분석 끝에 이를 ‘규모 5.2 상당의 빙하 붕괴’로 정정했다.

물이 아니라 산이 무너져 내렸다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120㎞ 떨어진 라수와 지역이 직격탄을 맞았다. 상류에서 쏟아진 물과 토석류가 보테코시강을 타고 내려오며 하류 수위가 몇 분 만에 8~10m 치솟았고, 네팔과 중국을 잇는 ‘우정의 다리’와 국경 검문소가 통째로 쓸려갔다. 유실된 교량만 최소 19개다.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는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라면서도, 빙하 눈사태나 떨어져 나온 얼음·바위 덩어리가 강을 막았다가 한꺼번에 터지며 돌발 홍수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같은 강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티베트 쪽 빙하 위에 형성된 호수가 터져 9명이 숨지고 다리가 끊긴 바 있다.

10여 년 전 EBS가 찍어둔 ‘시한폭탄’

출처: EBS

EBS는 10여 년 전 히말라야 기후변화 다큐멘터리에서 빙하가 녹아 불어난 호수가 압력을 못 이겨 터지는 현상을 ‘빙하 쓰나미’라 부르며, 고산지대 사람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빙하를 머리에 이고 산다고 전했다.

출처: EBS

카메라가 향한 곳은 에베레스트 자락 해발 5000m의 임자 호수였다. 1960년대 작은 웅덩이였던 이 호수는 길이 2㎞ 안팎으로 불어나 히말라야에서 가장 빠르게 커지는 호수로 꼽힌다. 다큐는 이 호수가 터지면 인근 마을이 몇 시간 만에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고의 근거는 전례였다. 1985년 같은 에베레스트 권역의 뒤초 호수가 터지면서 신설 수력발전소와 주택 30채, 다리 14개가 쓸려 내려갔다. 다큐는 네팔에만 약 2만 개의 빙하 호수가 있다고 전하며 대책은 걸음마 수준이라고 짚었다.

경고 이후, 대책은 있었나

출처: EBS

이후 유엔개발계획(UNDP) 지원으로 임자 호수 수위를 낮추는 배수 사업이 추진됐다. 문제는 위험이 호수 하나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ICIMOD에 따르면 히말라야 빙하는 2000년 이후 연간 약 73㎝씩 얇아져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줄고 있다. 이번 라수와 참사가 다큐가 그린 ‘호수 붕괴’와 같은 유형인지는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지만, 녹은 빙하가 물폭탄으로 변하는 구조는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출처: EBS

기후만 탓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검문소·발전소·관광 시설이 빙하 하류 협곡에 몰려 있고 조기 경보 체계가 부실해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다큐는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네팔이 피해를 가장 크게 떠안는 ‘억울한 나라’라고 표현했다. 10여 년 전의 경고가 현실이 된 지금, 실종자 수색과 함께 이 물음도 다시 던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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