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이슈 “이렇게까지 해서 북한 퍼줘야 했나” 북한도 몰래 위장해서 보낸 대북지원의 전말

“이렇게까지 해서 북한 퍼줘야 했나” 북한도 몰래 위장해서 보낸 대북지원의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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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추진한 대북 인도지원 사업이 계약서를 두 장 만들어, 북한 당국에는 한국이 아닌 중국이 보낸 것처럼 위장해 진행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고 TV조선이 보도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내세우며 남한의 지원 물자를 받지 않자, 북한 당국 몰래 지원하기 위해 ‘중국발 지원’으로 꾸몄다는 것이다.

계약서가 두 장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도와 대북 지원 단체가 정부에 제출한 계약서는 두 종류다. 내용은 같은데 계약 당사자가 다르다. 하나는 북한 조선장애자후원회사와 중국 단둥 소재 무역회사, 제주도, 남북경제인연합회 등 4개 기관이 당사자였고, 다른 하나는 제주도 측이 빠지고 북한과 중국 회사만 계약하는 것처럼 꾸며져 있었다.

앞서 오 지사는 지난 2월 중국 베이징에서 ‘대남공작원’으로 알려진 리호남과 만나 이 사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호남 측은 북한 당국에 북·중 회사만 명시된 계약서를 제출해 중국과의 거래처럼 처리했고, 정부는 두 계약서를 모두 받은 뒤 북한 주민 접촉과 물품 반출을 승인했다. 사업 재원 대부분은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위법은 아니라지만” 정부 안팎의 뒷말

통일부는 이중계약 방식에 대해 “3자 합의 방식”이라며 2019년 남북 직접 교류가 제한됐던 시기의 선례 등을 고려해 승인했다는 입장을 국회에 밝혔다. 하지만 정부 내부에서도 일반적인 방식으로 보지 않는 기류가 전해진다.

한 정부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중 계약서 작성 경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했고, 다른 관계자는 정부 간 교류에 쓰이는 기금을 북한 당국까지 속이는 방식에 사용한 것은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물건은 진짜 갔을까

제주도는 지난 6월 신장투석기와 한라봉 묘목, 재선충 방제약 등 1억 6000만원 상당의 물품이 북한 남포항에 도착했다고 브리핑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김건 의원실이 선적·통관 서류 등 도착 근거 자료를 요청하자 제주도는 수차례 공개할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교소식통은 물품이 실제 북측에 얼마나 전달됐는지 여러 의문이 있다고 했다.

김건 의원은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투명하고 책임 있게 추진돼야 하는데, 지원 경로와 전달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는다면 사업 전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위장 계약의 경위와 물품의 행방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