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특별자치도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후손들에게 매년 120만원씩 유족수당을 주기로 하면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132년 전 사건의 증손자녀까지 현금을 지급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과,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위 지자체가 새 반복 지출을 만들어도 되느냐는 우려가 겹쳤다.
전북도는 25일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도내 1년 이상 거주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 723명에게 1인당 연 120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이다. 대상은 특별법에 따라 유족으로 등록된 참여자의 자녀와 손자녀, 증손자녀이며, 올해 예산은 8억6800만원으로 도와 시·군이 3대 7로 나눠 낸다.
60만원이 120만원 된 사연

당초 거론됐던 금액은 연 60만원이었으나 두 배로 늘었다. 도는 지난해 12월 본예산에 549명분을 먼저 반영한 뒤 지난달 추경으로 대상을 723명으로 확대했다. 신청은 9월 4일부터 22일까지 받고 11~12월 중 지급한다.
전북도는 이를 단순한 현금 복지가 아닌 역사적 희생에 대한 예우로 본다. 항일 의병 참여자는 독립유공자로 예우받는 반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는 국가 보훈 체계에서 빠져 있는 만큼, 지방정부가 먼저 공백을 메우겠다는 취지다. 이원택 전북지사는 “유족수당 지급은 참여자들의 명예를 높이고 그 뜻을 후손에게 잇기 위한 뜻깊은 출발”이라고 말했다.
재정자립도 꼴찌의 새 지출

문제는 전북의 살림살이다. 나라살림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전북도의 지방채무 잔액은 2020년 6591억원에서 2025년 9893억원으로 5년 새 3300억원가량 불었다. 1조원 턱밑이다. 국가통계포털(KOSIS) 기준 전북도의 2026년 재정자립도는 23.32%로 전국 광역단체 중 가장 낮고, 전국 평균(42.37%)보다 약 19%포인트 낮다.
그래서 논란의 초점은 8억6800만원이라는 액수보다 구조에 맞춰진다. 유족수당은 한 번 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대상자에게 매년 나가는 돈이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최근 재정 비상을 선언하고 5500억원 규모 감액 추경에 들어가는 등 지방재정 압박이 전국적으로 커지는 시점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임진왜란 후손도?” vs “발상지의 도리”

지원 범위를 두고도 의견이 갈린다. 온라인에서는 130년 넘게 지난 일로 증손자녀까지 현금을 주는 건 과하다며, 이런 식이면 임진왜란이나 6·25 유족은 어떻게 하느냐는 반응이 적지 않다. 역사적 공헌을 기리는 것과 후손에 대한 정기 현금 지급은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다.
반론도 있다. 연 8억여원은 도 전체 예산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고, 동학농민혁명이 전북에서 시작된 사건인 만큼 발상지의 예우는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역사적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지와 별개로, 빚이 1조원에 다가선 지자체가 어디까지 후손을 지원할지를 두고 논쟁은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