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서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내 생각엔 있다”고 답했다. 이번 주 양측 공방이 오히려 격해진 시점에 나온 발언이라 시선이 쏠린다.
로이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같은 날 외교에 “새로운 동력”이 생겼다고 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협상단이 곧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모두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기관 라인은 살아 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등 여러 나라가 평화 정착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결국 문제는 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 접촉은 주로 정보기관 채널과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를 통해 이어지고 있다고 확인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지도부의 최근 발언을 감안하면 이 접촉이 어디까지 평화 협정으로 이어질지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주 모스크바를 찾아 러시아 정보기관 수장들을 만났다. 양측 모두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방문에 대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고, 지난 2일에는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두고 “평화 협정을 맺을 준비가 됐을 때 하고 싶다”며 “그 어리석은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가 테러’라는 말도 함께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온전한 화해 신호는 아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주 항공사와 보험사에 우크라이나 드론 때문에 러시아 영공이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하자, 푸틴 대통령은 민간 항공기 공격 위협과 상선 공격을 “국가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며 “양자 평화 회담 가능성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군사시설만 표적으로 삼는다는 입장이다.

양측이 미국 중재로 마지막 회담을 한 지난 2월 이후 협상은 사실상 멈췄고, 영토와 안전보장, 우크라이나의 군사동맹 문제를 둘러싼 이견은 그대로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가 “점점 무모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끝날 수 있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평화를 원하지만 항복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러시아 사회가 우크라이나만큼 고통을 느껴야 크렘린이 협상장에 나온다는 게 그의 논리다.
푸틴 대통령 역시 ‘가능성’을 말하면서도 조건은 풀지 않았다. 4년 반을 넘긴 전쟁이 끝날 수도 있다는 기대는 커졌지만, 양측 입장은 어느 때보다 강경하다. 미국 협상단의 방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가능성’은 아직 가능성일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