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 국민연금에 딱 1개월 가입했던 외국인이 매달 노령연금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짧게 가입한 뒤 과거 기간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는 ‘추후납부(추납)’ 제도를 활용해 연금 수급 요건을 채우는 방식이다.
방문취업(H-2) 비자로 입국해 한 사업장에서 일하며 국민연금에 1개월 가입했던 한 중국 국적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60세가 되며 낸 돈을 돌려받는 반환일시금 대상이 됐지만, 매달 연금을 받는 쪽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과거 기간 보험료 119개월치를 추납으로 한 번에 냈다. 이렇게 수급에 필요한 최소 가입기간 10년(120개월)을 채워 현재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환일시금 뱉고 추납하는 수법

더 복잡한 경우도 있다. 건설 일용직으로 1개월 가입 후 출국하며 반환일시금을 받았던 또 다른 중국 국적자는 재입국해 다시 1개월 가입하고, 과거 받았던 반환일시금을 반납한 뒤 119개월치를 추납해 가입기간 121개월을 만들었다. 이 역시 현재 연금을 수령 중인 사례로 소개됐다.
추납은 실직·경력단절 등으로 보험료를 못 낸 기간을 나중에 채워주는 제도로, 최대 119개월까지 가능하다. 외국인도 해당 기간 외국인 등록이 돼 있는 등 요건을 갖추면 신청할 수 있다. 실제 2022년 국가별 추납 신청 현황에서는 한국계 중국인이 60%를 웃돌아 가장 많았다.
자격 검증도, 사후관리도 ‘구멍’

문제는 제도 취지와의 간극이다. 추납은 경력단절 주부 등 연금 사각지대를 줄이려 도입됐는데, 단기 가입 외국인의 수급권 확보 수단으로 쓰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법이 외국인의 임의가입을 제한하는 것과 취지가 충돌한다는 지적, 장기적으로 연금 재정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증과 관리의 한계도 거론된다. 해외 발급 서류의 진위를 창구에서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고, 수급자가 해외에 오래 머물면 사망 여부 파악이 늦어 연금이 잘못 지급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불법은 아니다”…그래서 남는 숙제

다만 이들 사례는 현행법상 요건을 갖춘 합법적 수급이며, 추납 보험료는 본인이 전액 부담한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한국인 역시 미국 등 해외에서 연금 요건을 채우면 그 나라 연금을 받는 상호주의 구조이기도 하다.
결국 쟁점은 특정 국적이 아니라 제도 설계다. 외국인 노령연금 지급액이 수년 새 3배 가까이 불어난 만큼, 추납 허용 범위와 자격 검증 기준을 명확히 정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국민연금공단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