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한 달만 일하고 보험료를 추후 납부해 노령연금을 받는 외국인 사례가 논란이 된 데 이어, 이번엔 그 수급자의 배우자·자녀·부모에게까지 추가 연금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외국인 국민연금 논란이 개인에서 가족 단위로 번지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추납으로 노령연금 수급 자격을 확보한 중국인 가운데 부양가족연금까지 신청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가족 상당수는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수당 성격의 ‘부양가족연금’

국민연금은 노령연금 수급자에게 생계를 함께하는 배우자, 19세 미만 자녀, 63세 이상 부모가 있으면 부양가족연금을 얹어준다. 일종의 가족수당이다. 2026년 1월 기준 배우자는 연 30만6630원, 자녀와 부모는 1명당 연 20만4360원이다.

외국인 수급자도 요건만 맞으면 똑같이 받는다. 논란의 핵심은 부양가족이 한국에 살지 않거나 아예 입국한 적이 없어도 이를 이유로 지급을 막을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배우자·자녀·부모 각 1명을 등록하면 노령연금과 별도로 연 71만5350원이 추가되고, 부양가족 수에 상한이 없어 요건을 갖춘 가족이 많을수록 금액은 더 늘어난다.
확인이 안 되는 ‘부양 관계’

제도 취지를 둘러싼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서 장기간 경제활동을 하거나 보험료를 낸 것이 아닌 수급자의 해외 거주 가족에게까지 가족수당 성격의 급여를 주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해외 가족의 경우 실제 부양 관계가 유지되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국가마다 가족관계 증빙 서류가 제각각이라 창구에서 진위를 가리기 힘들다는 문제도 있다. 해외 계좌로 지급하면 송금·환전 비용까지 따라붙는다.
다만 이 제도가 특정 국적을 겨냥한 특혜는 아니라는 점도 짚을 필요가 있다. 부양가족연금은 내국인과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되는 것이고, 추납 역시 본인이 보험료를 내는 구조다. 문제는 국적이 아니라 단기 가입·추납·해외 가족 등록이 겹쳤을 때 이를 걸러낼 장치가 없는 제도 설계에 있다는 얘기다.
대통령 “빈틈 신속히 메워라”

논란이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빈틈이 발견됐을 때 최대한 신속하게 메우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보건복지부도 외국인의 추납 이용 현황과 해외 사례를 살펴 가입·추납·수급 요건을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추납 요건만 조이면 끝나는 게 아니라 부양가족연금의 거주 요건, 해외 가족 확인 절차까지 함께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금 지속가능성과 제도 신뢰를 지키기 위한 정비가 어디까지 이뤄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