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마침내 세계 최초로 심해 5,700m에서 희토류 진흙을 시추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이 독점해온 희토류 시장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의 탐사선 GQ는 오가사와라 제도 인근 미나미토리시마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고농도 희토류가 포함된 해저 진흙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해저 유전 기술을 응용해 개발된 특수 파이프와 드릴 시스템이 핵심 역할을 했다. 일본은 이 프로젝트에만 무려 400억 엔(한화 약 3,760억 원)을 투자했다.
희토류 매장량 세계 3위 등극

미나미토리시마 해역에 매장된 희토류는 약 1,600만 톤으로, 전 세계 3위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일본이 1년 동안 사용하는 양의 300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특히 디스프로슘, 네오디뮴, 가돌리늄 등 전기차와 반도체에 필수적인 고성능 희토류가 다량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의 반응은 날카롭다.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낮다”며 프로젝트를 깎아내렸지만, 이는 일본의 진전이 그만큼 위협적이라는 방증이다.
2010년 센카쿠 사태가 부른 탈중국 전략
일본의 희토류 국산화 움직임은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2010년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은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며 핵심 산업을 마비시켰다.
그때의 충격은 컸고 일본은 이후 공급망을 호주 등으로 다변화하며 중국 의존도를 90%에서 60%로 낮췄다. 하지만 여전히 위험은 남아 있었다. 이번 시추 성공은 일본이 중국의 자원 카드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한 결정타다.
2028년 본격 채굴

일본은 내년부터 하루 350톤씩 시추 실험에 들어가고, 2027년까지 해저 진흙 탈수 시설을 현지에 구축할 계획이다. 202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산업화에 들어가 중국을 벗어난 희토류 생산 체계를 세울 방침이다.
이 진흙은 방사성 물질이 거의 없어 처리 비용이 낮고, 경제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이에 대해 “수익성을 갖추기 어렵다”고 평가절하했지만, 매장량 규모나 일본의 기술 수준을 감안하면 이는 방어 심리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된다.
‘희토류 전쟁’ 새로운 판세 예고

이제 희토류는 자원 그 자체가 아닌 ‘지정학 무기’로 작용한다. 일본의 성공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에도 희망을 주는 사건이다.
중국의 독점이 깨지면서 다른 국가들도 심해 탐사 기술과 자원 확보 역량을 키우게 될 것이다. 세계는 지금 단순한 광물 채굴을 넘어, 새로운 냉전에 돌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