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수함 수주하고 싶으면 자동차 공장을 지어라.” 캐나다 정부가 값비싼 무기 수출을 제안받고 내세운 조건이다. 한국과 독일이 경합 중인 60조 원 규모의 잠수함 사업, 그러나 성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생겼다.
민간 산업에 대한 동반 투자 요구. 이는 더 이상 단순 무기 거래가 아닌 ‘산업 협력 패키지’로의 확장이다. 독일은 발 빠르게 캐나다에 배터리 셀 공장을 짓기 시작했고, 캐나다 당국은 공장의 ‘규모 확대’까지 주문한 상황이다.
한국에도 “공장 하나 짓자”… 예고된 숙제

한국 측에도 역시 조건은 동일했다. “성능은 비슷하니, 누가 더 큰 민간 투자를 할 수 있느냐.” 캐나다의 시선은 오로지 실익을 따진다.
한국에 ‘현지 자동차 공장 건설’을 요청, 추가 산업 유치가 잠수함 수주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 단순한 국방장비 제안을 넘어서 국가 간 경제 연계 사업 제안이 떠오른다. 이는 절충교역, 곧 방산 수출의 새로운 게임 규칙이기도 하다.
독일은 벌써 공사 중

독일은 이미 캐나다 대형 평지에 공장을 짓고 있다. 현장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고, 캐나다 정부는 이를 확대해 달라는 메시지까지 보냈다.
반면 한국 측은 아직 구체적인 민간 투자 움직임이 없다. ‘플랫폼 성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의 유리한 점은 사라지고 있다. 무기력하게 수주를 놓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진다.
방산기업 “우리 힘만으론 어렵다”

한화오션 어성철 사장은 “업체만으론 어렵다”고 고백했다. 경제 협력 요구는 이미 정부 레벨을 넘어섰다. 여당과 방위사업청은 이제야 정부 차원의 협력을 강조한다.
“정부, 국회, 업체가 한 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실패한 폴란드 수출 역시 정부의 미흡한 연계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도 이제 정부 주도의 협상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업 수주 여부, 국가 위상 달렸다

캐나다 프로젝트는 단순한 계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60조 원이라는 규모보다, 산업 연계와 국력 투사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조만간 방산 기업들과 합동 방문단을 조직해 협상에 나선다고 밝혔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시작이라도 해야 한다. 이 수주전은 사실상 한국 산업 체계와 외교 전략의 시험대다. 지금 당장 정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60조는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