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국방"미국은 더 이상 못 믿겠다" 유럽이 미국산 미사일 손절 나선 이유

“미국은 더 이상 못 믿겠다” 유럽이 미국산 미사일 손절 나선 이유

유럽이 미국산 미사일 방어망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네덜란드·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등 유럽 9개국과 우크라이나 정상들이 ‘통합 탄도미사일 방어 연합’ 창설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프랑스 엘리제궁은 “유럽을 보호하려면 미래의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무력화할 통합 미사일 방어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패트리엇 시스템을 보완·대체할 저비용 요격체계를 유럽 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패트리엇 대신 ‘프레이야’.. 10개국의 선택

연합의 핵심 사업은 우크라이나 파이어포인트사가 실전 경험을 토대로 설계한 요격체계 ‘프레이야’다. 수년간 러시아의 이스칸데르·킨잘 등 탄도미사일 공격을 실제로 막아내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요격 데이터를 쌓은 우크라이나가 공동 개발의 축이 됐다.

목표는 12개월 안에 시제품을 띄우는 초고속 개발이다. 패트리엇 요격탄보다 가격을 크게 낮춰 대량생산하겠다는 계획으로, 탈레스·레오나르도·사브 등 유럽 방산기업 10여 곳이 참여한다. 이와 별도로 유럽 업체들은 대기권 밖에서 탄도미사일을 직접 충돌 방식으로 격추하는 ‘블릭셈 EXO’ 개발에도 착수해, 상층부터 종말단계까지 다층 방어망을 자체 구축하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트럼프 약속의 민낯이 부른 각성

배경에는 미국에 대한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징적 장면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패트리엇 자체 생산 허가를 약속했지만, 미 국방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정작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에도 통보되지 않은 발언이었고 실제 생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우크라이나가 패트리엇 탄약 부족으로 요격에 난항을 겪어온 상황에서, 미국의 방위비 압박과 무기 공급 불확실성까지 겹치자 유럽이 ‘우리 하늘은 우리가 지킨다’로 방향을 튼 셈이다.

선언과 현실 사이.. 남은 과제

물론 갈 길은 멀다. 공동선언에는 구체적인 전력화 시간표가 빠졌고, 블릭셈 EXO는 자금 조달과 양산 계획이 미확정 상태다. 유럽이 당장 미국산 체계를 완전히 걷어내는 것도 아니어서, ‘손절’보다는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병행 전략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크렘린궁은 이 연합을 “전쟁광들의 연합체”라고 비난했다. 선언이 실제 유럽의 하늘을 지키는 방패가 될지는, 향후 1년간 요격탄을 얼마나 찍어내느냐에 달렸다는 게 안팎의 공통된 진단이다.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