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서 한화의 K9 차륜형 자주포가 미 육군 시제품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이번엔 한국 군함이 미 해군의 검토 대상에 올랐다. 미 해군 전문매체 USNI뉴스는 1일(현지시간) 미 해군이 해외에서 건조할 함정 후보로 한국·일본·튀르키예의 호위함 설계를 살펴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후보는 해군 최신예 호위함인 충남급이다.
11월 12일까지 평가 끝내라

보도에 따르면 훙 카오 미 해군장관 대행은 획득 담당 차관보에게 수상전투함과 로로선, 해상 급유선 세 종류에 대한 평가를 오는 11월 12일까지 마치도록 지시했다. 이 가운데 수상전투함 후보가 한국 충남급, 일본 모가미급 수출형, 튀르키예 이스탄불급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충남급은 ‘울산급 배치-Ⅲ’로 불리는 3600t급 호위함이다. HD현대중공업이 설계와 1번함을 맡았고 SK오션플랜트가 2~4번함을 건조 중이며, 한화오션이 5·6번함을 수주했다.

미 국방부와 해군은 이미 지난 5월 SK오션플랜트 고성사업장에 실사단을 보내 건조 중인 함정에 직접 올라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고, 지난달 말에는 해군 조선담당 선임고문이 이끄는 대표단이 국내 조선 3사를 둘러봤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각서가 열어준 문

이번 검토의 근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서명한 국가안보 대통령 각서다. 미국에 새 조선소를 짓거나 기존 조선소의 과반 지분을 확보한 외국 조선업체에 한해, 본국 조선소에서 최대 2척까지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도록 한시 허용하는 내용이다.
군함의 해외 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번스-톨레프슨법에 국가안보 면제를 적용한 것으로, 초기 물량은 해외에서 빠르게 확보하고 이후 기술과 생산방식을 미국으로 옮기는 ‘핀란드 모델’을 염두에 뒀다.

이 조건을 그대로 대입하면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가 부합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 해군 입장에선 호위함이 할 일에 훨씬 큰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을 투입하고 있는 전력 공백을 메우는 효과가 있다고 USNI는 분석했다.
의회와 미국 조선업계라는 변수

다만 ‘산다’가 아니라 ‘검토’다. 이번 각서는 해외 건조를 허용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일 뿐 특정 국가나 함정을 확정한 게 아니다. 미 하원이 지난 7월 통과시킨 국방수권법안에는 해외 조선소와 전투함 건조 계약을 맺는 데 예산을 쓸 수 없다는 조항이 담겼고, 미국 조선업계는 기밀 전투체계 유출 우려를 들어 해외 건조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일본·튀르키예와의 3파전에 더해, 워싱턴 내부의 반대를 넘어야 하는 사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