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형 전투기 KF-21에 국산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얹는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전차로 유명한 현대로템과 전투기를 만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손을 잡으면서다.
사천에서 맺어진 ‘항공무장 동맹’

현대로템은 지난 12일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항공무장 사업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양사는 KF-21 등 항공기 플랫폼과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포함한 항공무장 간 개발·체계통합 기술협력에 나선다.
체계통합은 미사일이 전투기의 탐지·추적·발사 체계와 연동돼 실제로 운용될 수 있게 연결하는 과정이다. 전투기와 미사일을 각각 잘 만드는 것을 넘어, 둘을 하나의 무기체계로 묶는 작업이 이번 협력의 핵심인 셈이다.
‘지상무기 명가’가 하늘을 노리는 까닭

전차·장갑차의 현대로템이 항공무장에 나서는 게 의외로 보일 수 있지만, 준비는 이미 진행돼 왔다. 현대로템은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한 장거리 공대공 유도무기 시제품과 극초음속 비행체 ‘하이코어’ 개발 과제, 재사용 발사체용 메탄엔진 기술 개발 과제 등을 수주하며 유도무기·추진기관 기술을 축적해 왔다.
여기에 KAI의 항공기 플랫폼 기술이 결합되면 전투기와 무장을 한 몸으로 개발하는 체계가 갖춰진다. 양사는 국내외 사업 기회 공동 발굴과 글로벌 마케팅까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 시장의 새 흐름 ‘패키지 수출’

이번 협력의 배경에는 글로벌 방산시장의 변화가 있다. 최근에는 전투기만 파는 게 아니라 탑재 무장까지 한 묶음으로 제안하는 ‘패키지형 수출’이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항공기와 미사일을 함께 공급하는 ‘토탈 솔루션’을 갖춘 국가가 수주전에서 유리해지는 구조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양사의 핵심 기술을 결합해 미래 항공무장 분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협약은 구속력 없는 MOU 단계로, 실제 미사일 개발과 KF-21 통합까지는 정부 사업 추진 경과 등 넘어야 할 단계가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