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의 방공망 강화 사업이 막바지 승인 절차에 들어가면서 한국산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의 수주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낙찰 업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아 도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필리핀 국방부의 2026년 상반기 조달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달 21일 12억5200만 페소(약 300억원) 규모의 공군 지상 기반 방공시스템(GBADS) 추가 도입·성능 개량 사업에 대한 낙찰 통지를 발행하고 조달 완료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베일 속 낙찰 업체

이번 예산은 기존 운용 중인 이스라엘 라파엘사의 ‘스파이더’ 시스템에 미사일을 추가하거나 발사대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쓰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가 직접 협상 방식으로 진행돼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필리핀 공군은 다층 방공망 구축을 위해 신규 방공 시스템 도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유력 후보로는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의 천궁(KM-SAM), 유럽 MBDA의 VL MICA NG, 독일 딜 디펜스의 IRIS-T SLM이 거론된다.
실전에서 이름값 한 천궁-II

천궁-II는 고도 40㎞ 이하로 접근하는 항공기와 미사일을 마하 5의 속도로 직접 부딪혀 파괴하는 ‘힛투킬’ 방식의 중거리 요격 체계다. 이란과의 전쟁 당시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의 미사일·드론을 상대로 약 96%의 요격 성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도가 급상승했다.
이후 카타르, 쿠웨이트, 말레이시아 등에서 구매 문의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국방부도 지난 5월 LIG D&A에 천궁-II 2개 포대 규모의 구매의향서를 발행하며 도입 절차에 들어갔다.
해상 이어 지상까지 노리는 LIG

LIG D&A는 이미 필리핀에 경어뢰 ‘청상어’와 함대함 미사일 ‘해성’을 공급했고, 대전차 미사일 ‘현궁’ 초도물량 납품도 마쳤다. 해상 유도무기에서 쌓은 신뢰를 지상 유도무기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예산과 경쟁 구도다. 이번 사업 규모가 약 300억원 수준이어서 완전한 신규 체계 도입보다 기존 시스템 보강에 그칠 가능성이 있고, 유럽 경쟁사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필리핀 국방부의 후속 발표가 나와야 천궁-II의 필리핀행 여부가 최종 판가름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