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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핵심 기술 유출했는데 감형?” 대만에 잠수함 도면 넘긴 업체 대표가 감형된 이유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잠수함 설계 도면을 정부 허가 없이 대만에 넘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받은 방산업체 대표가 항소심에서 징역 2년으로 감형됐다.

창원지법 형사6-2부는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해군 중령 출신 60대 A씨의 원심을 파기하고 이같이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 회사 법인의 벌금은 15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줄었고, 추징금은 약 950억원에서 약 910억원으로 조정됐다.

1억1000만달러 계약, 파일 수백 개

A씨는 2019년 대만과 1억1000만달러 규모의 잠수함 어뢰 발사관 및 저장고 납품 계약을 맺은 뒤, 대우조선해양 출신 직원들에게서 어뢰 발사관 상세 설계와 제작 도면이 담긴 파일 수백 개를 받아 대만에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전략물자나 군용물자를 수출하려면 산업통상자원부나 방위사업청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이를 거치지 않았다.

대만은 이 정보 등을 활용해 2023년 첫 자체 건조 잠수함 ‘하이쿤’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실형을 선고하면서 전략 기술이 정부 판단 없이 수출돼 안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가 형을 깎은 이유

항소심에서도 A씨는 대만에서 제공받은 역설계 도면이 원천 기술이고 문제의 도면은 이를 보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그 결과물이 원천 기술이라면 계약에 지식재산권 귀속이나 비밀유지 조항이 있어야 하는데 찾아볼 수 없다고 봤다.

그런데도 형은 낮췄다. 재판부는 대만 측 역설계 결과물을 바탕으로 설계한 것은 사실로 보이고, 국내에서 생소한 기계식 사출 방식 기술을 습득하는 계기가 된 측면도 일부 있으며, 우리나라 어뢰 발사관·저장고의 핵심 또는 주요 기술이 유출됐다고 객관적으로 확인되지는 않는 점을 들어 1심 형이 다소 무겁다고 판단했다. 법인 벌금을 낮춘 이유로는 이미 거액의 추징금이 선고돼 판결 확정 시 중대한 경영 위기가 예상된다는 점을 꼽았다.

910억은 회사가, 대표는 안 낸다

검찰은 이 회사가 사실상 A씨 1인 회사이므로 범죄수익을 A씨 개인에게 추징해야 한다고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재판부는 1인 회사라도 법인은 별개의 인격이고 계약 대금이 모두 법인 계좌로 들어왔다는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봤다.

결국 도면이 정부 허가 없이 대만으로 넘어간 사실은 두 번의 재판에서 모두 인정됐고, 형은 6개월 줄었다. 안보와 직결된 기술 수출을 무허가로 했는데도 국가 핵심기술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가 감경 사유가 된 셈이어서, 방산 기술 보호에 경고가 되기엔 처벌이 가볍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법인에 대한 910억원 추징과 50억원 벌금은 유지됐으며,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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