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노조가 10년 만의 전면파업에 나선 데 이어, 이번엔 한 번도 파업해 본 적 없는 포스코마저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포스코 노조가 다음 달 부분 파업 방침을 정하면서, 1968년 창사 이래 58년간 이어져 온 무분규 전통이 깨질 위기에 놓였다.
58년 무분규 전통의 균열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18일 포스코 노사 임금협상 3차 조정 회의에서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앞서 지난달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92.2%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한 노조는 이로써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쟁의권 확보는 2023년, 2024년에 이어 4년 새 세 번째다. 앞선 두 번은 파업 직전 추가 협상으로 타결됐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2024년 70%대였던 쟁의 찬성률이 92%를 넘어섰고, 노조는 조정 결렬 직후 곧바로 9월 부분 파업 준비 지침을 조합원에게 내렸다.
갈라선 노사의 계산서

노조는 기본임금 7.1% 인상과 기본임금의 600%에 해당하는 격려금, 우리사주 50주, 명절 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가 위기를 이유로 직원에게만 희생을 요구한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사측은 노조 요구를 모두 수용하면 약 1조4000억원이 든다며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국발 저가 철강 공세와 보호무역 확산 등 경영 여건을 고려하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포스코 측은 “진전된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가 합의점 모색보다 쟁의권 확보를 먼저 선택한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강경해진 배경, 그리고 남은 변수

노조의 태도가 예년보다 강경해진 배경으로는 지난 4월 사측이 노조와 사전 협의 없이 발표한 협력사 직원 7000명 직고용 결정이 꼽힌다. 노조는 기존 직원의 처우와 승진 구조에 큰 영향을 주는 사안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반발하고 있고, 이 결정이 노란봉투법상 노동쟁의 대상인지를 두고도 노사가 맞서고 있다.
다만 쟁의권 확보가 곧 파업은 아니다. 노조도 “대화의 문은 닫지 않았다”며 교섭 가능성을 열어뒀고, 2024년에도 막판 협상으로 파업 위기를 넘긴 전례가 있다. 철강은 자동차·조선·건설로 이어지는 기초 소재인 만큼, 추가 교섭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58년 기록의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