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육군이 고에너지 레이저 무기를 시제품 단계에서 본격 양산으로 돌리는 첫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이 소식에 한국에서 다시 주목받는 무기가 있다. 2024년 12월 세계 최초로 실전 배치된 국산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이다.
한 발 2000원, 격추는 1~2초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천광 블록-Ⅰ은 20㎾급 고출력 섬유 레이저를 소형 무인기에 집중 조사해 엔진이나 전자장비를 태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탄약 대신 전기를 쓰기 때문에 1회 발사 비용은 약 20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발당 수억원인 요격미사일과 비교하면 사실상 공짜에 가깝다.
지난 5월에는 핵심 부품인 레이저 발진기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방사청은 국산 발진기를 적용해 국산화율이 76%에서 90%로 높아졌고, 드론 격추 시간도 기존의 절반 이하인 1~2초 수준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앞서 소개한 대로 천광은 폴란드 등 해외에서 도입 논의도 진행돼 왔다.
미국은 6300억 들여 ‘수십 대’ 양산

미 군사전문매체 브레이킹디펜스 등에 따르면 미 육군은 2일(현지시간) 에어로바이런먼트와 4억6480만달러(약 6300억원) 규모의 ‘지속형 고에너지 레이저'(E-HEL)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역사상 지향성 에너지 무기의 첫 양산 계약이다.
선택된 체계는 30㎾급 ‘로커스트 X3’로, 최대 600㎏급 무인기까지 잡도록 설계됐고 차량에 실어 이동하며 운용한다. 향후 수년간 수십 대를 납품하며 한 발 비용은 5달러(약 6800원) 미만으로 전해졌다.

미군이 서두르는 이유는 드론전의 비용 역전이다. 값싼 자폭드론을 패트리엇이나 사드 같은 고가 미사일로 계속 막으면 방어하는 쪽이 더 큰 돈을 쓰게 된다. 최근 미·이란 충돌에서도 요격탄 소모 문제가 다시 부각됐다. 미군은 남부 국경에서 로커스트 계열로 적대적 드론 3대를 격추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00원 vs 6800원, 단순 비교는 무리

발사 비용만 보면 천광이 더 싸지만, 두 무기는 결이 다르다. 천광은 20㎾급 고정형이고 로커스트 X3는 30㎾급 기동형이다. 레이저 위력은 출력 외에도 표적 크기·속도·거리, 추적 정밀도, 한 지점에 빔을 얼마나 오래 모으는지, 비·안개 같은 기상에 좌우된다.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과제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는 시속 500~600㎞ 제트 드론까지 등장해 레이저 하나로는 대응이 어렵고, 미사일·기관포·전파교란·요격드론을 함께 쓰는 다층 방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사청은 출력과 기동성을 높인 후속 천광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레이저 방공 경쟁의 핵심은 ‘맞힐 수 있느냐’에서 ‘얼마나 싸게, 반복해서, 많이 막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