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군 내부 붕괴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국방부의 새 수장으로 임명된 미하일로 페도로프 장관이 발표한 내용은 상황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의 보고에 따르면, 약 20만 명의 군인들이 허가 없이 부대를 이탈했으며, 200만 명에 달하는 남성이 병역을 기피해 수배 중인 상태다.
이 같은 충격적인 수치는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사기 저하와 대규모 탈영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페도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이 사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참혹한 전황 속에서 병력 부족이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총 아닌 기술로 승부” 새로운 전략 구상

페도로프 장관은 단순히 숫자에 의존한 병력 보충이 아닌, 기술 중심의 군 현대화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드론, 전파 방해 장비, 민간 미사일 회사 등 각각 500개, 200개, 20개 이상이 활동 중이라고 전하며, 기술력 강화가 사상자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테크놀로지 전쟁’으로의 전환은 병력 부족 현실 속에서 군사 전략의 필수 선택이 되고 있다. 기술로 인한 피해 최소화 전략은 목숨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카드로 분석된다. 페도로프는 영웅들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병역 회피 심화, 법 위반에 대한 처벌도 속수무책

우크라이나는 계엄령 하에 있고, 법적으로 23세에서 60세 사이의 남성은 국외 출국이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수만 명의 남성이 불법 탈출하며 국가의 징집 시스템은 이미 큰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법 제도는 존재하지만 단속과 처벌이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며, 실제 전투력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페도로프 장관은 이러한 실정을 인정하고 있다. 그가 제시한 수치는 단지 통계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의 중심축인 ‘인적 자원’이 무너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젤렌스키, 동원 체계 전면 개편 시사

페도로프와의 회담 후 젤렌스키 대통령도 “국가 동원 시스템에 광범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선언했다. 이는 기존 병역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며,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지속적인 전면전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는 특히 페도로프가 가진 디지털 기술 경험과 젊은 리더십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이번 인사는 군사 기술력 강화에 방점을 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병력 대신 혁신으로 버틸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는 극심한 인력 부족과 내부 붕괴 위기 속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군사력 보강이라는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정치적 결단과 시스템 개편, 그리고 국민 신뢰 회복이라는 전방위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