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국방"1년에 1조 6,000억이 샌다고?" 가장 비싸게 부르는 회사가 낙찰받는 우크라이나 상황

“1년에 1조 6,000억이 샌다고?” 가장 비싸게 부르는 회사가 낙찰받는 우크라이나 상황

러시아와 4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군수 조달 비리 실태가 또 드러났다. 한국에도 방공무기 지원을 거듭 요청해 온 우크라이나가 정작 내부에서는 한 해 12억달러를 사기와 낭비로 흘려보냈다는 것이다.

10대 군수업체 중 7곳이 수사·불이행 전력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국방부와 국가감사원의 비공개 감사 보고서, 법원 기록 등을 분석해 2024년 한 해 무기 조달 과정에서 약 12억달러(약 1조6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감사관들은 과거 계약을 이행하지 못했는데도 신규 계약을 따낸 업체 18곳을 확인했고, 그중 6곳은 단 한 건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위 10개 군수 계약업체 가운데 7곳은 사기 혐의 수사나 계약 불이행 전력이 있었고, 일부는 최고경영자가 부패 혐의로 체포된 상태에서도 새 계약을 땄다. 무기 공급 능력을 증명하지 못하거나 필요한 라이선스 없이 계약한 사례도 있었다.

아군 진영에 떨어진 박격포탄

대표 사례는 국영 파블로그라드화학공장이다. 이 공장이 군에 납품한 박격포탄 23만3000발 중 일부는 추진체나 신관에 결함이 있었고, 적진으로 날아가지 못하고 아군 진영에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공장장은 배임·사기 혐의로 여러 차례 수사 선상에 올랐던 인물인데, 정부가 2억8000만달러 규모 계약을 맡긴 시기는 그가 보석으로 풀려나 있던 기간이었다.

NYT에 따르면 국방조달청은 이 공장이 주문 이행 능력이 부족하다고 밝혔는데도 지난해 122㎜ 포탄 대부분을 공급하는 계약을 또 체결했다. 현지 언론 폭로로 의회 조사가 시작됐고 공장장은 지난해 4월 체포돼 약 6800만달러 규모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계약을 주도한 국방조달청장은 지난 8월 사임했다.

최저가 대신 최고가 업체가 낙찰

2024년 수억달러 규모 로켓 포병 무기 입찰에서는 응찰 3곳 중 가장 낮은 가격을 낸 튀르키예 업체 대신 가장 높은 값(개당 5100달러)을 부른 체코 무기중개업체 자회사가 낙찰됐다. 이 결정으로 우크라이나는 약 1억3000만달러를 더 지불한 것으로 추산됐다. 국영 무기중개업체를 통한 세르비아산 로켓 구매는 업체의 계약 불이행으로 무산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공장장 체포와 조달청장 사임, 의회 조사가 이어졌고, 드론전과 국방 현대화를 이끈 미하일로 페도로프 국방장관은 조달 계약 몰아주기를 여러 차례 막아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난 7월 전했다.

다만 그는 총사령관과의 갈등 끝에 취임 6개월 만인 7월 경질됐고, 대규모 항의 시위까지 벌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 측근의 방산 관여 정황이 로이터 보도로 알려진 것까지 더하면, 동맹에 무기를 호소하면서 안에서 새는 돈을 막지 못하는 구조가 우크라이나 지원 논의의 또 다른 변수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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