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예인의 가족사가 잇달아 조명받는 가운데, 이번엔 정반대 결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가수 청하가 방송에서 독립운동가 외할아버지를 언급하며 존경심을 드러낸 것이다.
독립운동도, 6·25도, 5·18도

청하는 6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스페셜 MC로 출연했다. 서장훈이 “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셨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사 1급 자격증까지 땄다고”라고 묻자, 청하는 “외할아버지께서 독립운동도 하시고 6·25 참전도 하시고 5·18 민주화운동도 참여를 하셨다”고 답했다.
한국사 공부를 시작한 계기도 어머니였다. 청하는 “아픈 역사를 한 번쯤은 스스로 공부해 봤으면 좋겠다”는 어머니의 권유에 “공백기가 잠깐 있을 때 2달간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을 치렀다”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취득 사연을 전했다.
총독 암살 모의부터 제자 은닉까지

청하의 외조부는 독립운동가이자 역사교육자인 고(故) 김용근 선생이다. 1917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나 학생 신분으로 신사참배 거부 운동에 참여했고,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에는 총독 암살을 모의한 독립운동 조직에 가담해 옥고를 치른 것으로 전해진다. 광복 이후에는 6·25전쟁에 참전했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전주고, 광주일고, 전남고 등에서 역사교사로 후학을 길렀다. 1980년 5·18 당시에는 마지막 수배자였던 제자 윤한봉 씨 등을 숨겨준 혐의로 투옥되기도 했다. 제자들은 선생의 뜻을 기려 기념사업회를 꾸리고 ‘김용근 교육상’을 제정해 30여 년째 시상하고 있다.
같은 가족사, 엇갈린 반응

이 이야기가 유독 주목받는 데는 시점도 한몫한다. 지난 8월 배우 하영은 예능에서 4대째 의사 집안을 소개했다가 증조부 안상호의 일제강점기 행적이 알려지며 친일 논란에 휩싸였다.
소속사가 처음 “사실무근”이라고 했다가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 기록을 인정했고, 민족문제연구소도 친일 행적이 분명하다는 입장을 냈다. 하영은 사과문을 올렸고 출연 작품 일부에서 하차했다.

다만 안상호는 친일인명사전이나 정부 명단에 등재된 인물은 아니며, 조상의 행적을 후손에게 그대로 물을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청하의 사례가 대비되는 지점은 가문의 위계가 아니라, 역사를 대하는 태도다. 잊힌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의 이야기가 더 자주 조명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