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에서 날아온 경보가 한반도를 겨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3만 명의 추가 파병을 원한다”며 “지난 6월부터 러시아 보로네시 지역에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로네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남서부 지역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대도 러시아에 추가로 보낼 채비를 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북한이 전쟁 수행법을 배우고 무기를 개량하며 실전 경험을 쌓도록 돕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북한 미사일 사정거리에 있는 아시아 전체에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기존 파병의 두 배.. 정상회담 국면에 나온 주장

주장이 사실이라면 규모가 심상치 않다. 북한은 2024년 10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1만4000명에서 최대 2만 명으로 추정되는 병력을 쿠르스크 일대에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3만 명은 그 두 배 안팎에 달한다.

시점도 미묘하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지난 18~20일 러시아를 찾아 푸틴 대통령을 만났고, 푸틴은 북한의 군사 지원에 거듭 사의를 표했다. 하반기 북러 정상회담이 조율되는 국면이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 일정과 함께 추가 파병이 의제에 올랐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러시아와 북한 모두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아 파병설은 독립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관건은 ‘입금’.. 파병의 대가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변수는 반대급부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국회에 북한이 파병 대가를 충분히 받지 못해 섭섭해한다는 취지로 보고한 바 있다. 푸틴의 ‘파병 입금’이 밀려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두 배가 넘는 병력을 선뜻 더 보내기는 어렵고, 전투병 대신 재건 인력 파견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뒤집어 보면, 그럼에도 3만 명 추가 파병이 현실화한다면 푸틴이 그만한 대가를 약속했다는 뜻이 된다. 국내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파병이 성사될 경우 북한이 핵·미사일 등 핵심 군사기술을 한층 강하게 요구하고 러시아가 이를 넘겨줄 여지가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장의 거래가 곧 한반도 안보 위협의 청구서로 돌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젤렌스키의 폭로가 엄포인지 예고인지는 하반기 북러 정상회담 테이블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확실한 것은 그 테이블에 오를 ‘대가’의 크기가 커질수록, 우리의 셈법도 복잡해진다는 점이다.
